열심히 글 올리다보니 한가지 빠진게 있다.

바로 화산폭발.

전화기를 로밍해가서 간간히 문자가 들어왔다.

“괜찮아?”

첨엔 뭐가 괜찮냐고 묻는지 몰랐다.

여행다니면서 뉴스 볼 시간도 없고 TV도 거의 안 봤으니깐.

그러다 지인과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아일랜드 화산때문에 유럽에서 항공대란이 일어났다는거다.

엥? 진짜?

이때까지 기차만 타고 다녀서 아마 우리가 잘 몰랐나보다.

근데 스위스에서 스페인까지는 비행기를 타고가는 여정이라 혹시나 하고 알아봤다.

근데 아직 모른단다.

스위스를 떠나기 전날 밤 정말 뉴스 열심히 봤다.

쮜리히 항공사에다가 전화도 해보고.

근데 대답은 그때가봐야 된다.... 당연한 이야기지 ㅠㅠ

스위스에서 바르셀로나까지가는 기차가 있나싶어 역에도 가봤지만,

그게 있을리가 있나.

그렇다고 인터라켄에서 걍 있을 수도 없고.

일단 아침일찍 쮜리히로 출발은 했다.

쮜리히에 내려서 다시 공항 철도를 타고 공항에 도착.

어랏?

발권하는 곳에 웬 줄이 쭉 서있네.

한 30분쯤 기다렸나.

드디어 우리 차례.

앞에 사람들이 기분좋게 웃으며 땡큐땡큐 남발하길래.

아..우리 비행기는 뜨는갑다.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니깐 하는말.

지금 비행기는 안뜬다. 우리도 언제뜰지 모르겠다.

비행제한이 풀려야 뜨는데 상황을 봐야된다.

오늘은 무조건 안뜨고 낼은 낼 아침되봐야된다.

지금 캔슬하고 돈 받아갈래? 아니면 대기자 탑승에 올려 놓을래?

이러는거다.

대기자 탑승이면 몇일 이후에 탈 수 있다나...

일단 캔슬했다. 돈은 나중에 우리 통장으로 입금이 된단다.

지금 돈이 문제냐....

공항에 수소문해보니 버스도 있단다. 없는데 갑자기 만들었단다.

평소같으면 붐비는 공항인데 사진처럼 아무도 없다...ㅠㅠ

버스표 파는 곳에 갔다. 그 시간이 아마 2-3시쯤?

거기 아줌마가 잠깐 기다리란다.

자리가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기다리란다.

그래서 한 1-2시간 기다렸다.

앞에서 깝쭉되면 안해줄것 같아서 몇번 깝쭉이다가 짜증을 내길래 걍 기다렸다.

기다리다기다리다 나중에 다시 한번 물으니.

이게..

미안하단다. 여기서 표 끊는게 아니라 어디어디로 가야된단다.

진짜 미안한 표정으로 미안하덴다...따질 힘도 없어서 장소만 설명받고 그리로 갔다.

완전 우리나라 시골 터미널이다.

취리히에서 바르셀로나가는 것도 있고 파리가는 것도 있고.

표를 사려고 했다.

근데 오늘 표는 없단다. 대기 올려 놓으면 재수가 좋으면 낼, 아니면 모레 출발한단다.

젠장.

그냥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어느 호텔에서 잘까도 생각하고, 여기서 몇일동안 뭘 할까도 생각했다.

아..이러면 스페인엔 못가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갑자기 어 ..이러다 집에도 못가는거 아니야.. 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기다리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우리랑 똑같은 사람들. 다들 사연도 비슷하고 어디서 잘지 고민하고 그러더라.

버스는 매일 오후 9시에 2-3대씩 있다는데.

표파는 아가씨가 기다려도 소용없으니 전화번호 적고 나가 놀아란다.

집사람이 무조건 기다려보잔다.....헐.

거기서 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서도 계속 있었다.

근데 9시 다되어 아까 공항에서 우리한테 안내를 잘못한 아줌마가 표파는곳으로 뚜벅뚜벅오는거다.

그리고 우리 집사람을 보더니 눈을 반짝이며 오라는거다.

아까 미안하다고 남는 표 2장을 구해주는거다 글쎄......

그래서 우리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버스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10시간 걸렸지만 일정도 안 망가지고 그나마 다행이었다.

원래 바르셀로나에 오후 10시쯤 도착하는 여정이었는데 다행히 버스를 잡아서 그 담날 오전 6시에 도착.

못살아.

Posted by icob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