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이나 혼란스럽다.
앞으론 어떻게 해야할지.
무척이나 혼란스럽다.
내 블로그가 오늘 새벽 해킹당해서 이상 난잡한 글로 도배가 되었다.
혹시나해서 날라간건 아닌가했었는데 다행히 데이터는 무사하다.
초대장 30장 쯤 있었는데 이거 지맘대로 다 발송하고.
허허..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페이스북이다 트위터다 뭐다 해서 예전부터 글을 적어온 블로그가 있는 지도 잊어버렸다.
맨날 페이스북한다고 여기를 그냥 놔둔것이었으랴.
페이스북에 글 적으려하다가 거긴 너무 오픈된 공간이고.
뭐 일기장에 적을만큼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아니고.
살다가 언젠간 이 글을 한번 더 보고 싶은 마음에 블로그에다가 다시 끄적인다.
전문의를 따고 벌서 6-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지금까지는 크든 작든 병원에란 곳에 있었다.
주위에 동료도 많고 이야기할 사람도 많고.
수술도 많고.
어째어째해서 난 지금 의원이란 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
뭐 일 자체는 더욱더 단순해져 일에 대한 스트레스는 병원 근무에 비하면 별로 없는 편이다.
여기선 큰 수술 할 일이 없으니깐.
환자들도 뭐 대단한 걸 요구하지도 않을 뿐더러
사실 내 머릿속에 크게 뭔가를 결정해야 하는 케이스는 더더욱이나 없다.
벌써 3달째.
근데.
참 심심하다.
쓸쓸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다.
아니 뭔가를 참 정의하기 힘든게.
표현하기 힘들다.
평생 직장이란걸 찾아서
개업을 해보려 햇건만.
주위를 보아하니
개업해도 평생이란 것도 없고.
안하자니 뭔가 언젠가는 할 것 같고.
페이를 원래 하던데 할려니 돈이 적은 것 같고.
멀리 여기 와도 그닥 돈 차이 많이 안나는 것 같고.
꼴랑 돈 번다고 내 귀중한 시간을 이렇게 보내야하나 싶기도하고.
그 돈 없어 큰 일 날 것같기도 하고.
어쨋건 지금 이순간은.
참 짜증난다.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고 싶어하는 지도 잘 모르겠고.
벗어나야하는지도 판단이 서질 않는다.
지금까지 이 세상의 중심에 있다가
어느순간 변방으로 몰린 느낌이랄까.
그럼 알려나.
원래는 카이로에서 룩소르까지 침대열차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표가 많이 남아있다는 말에 예약을 안하고 갔더니 표가 없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
그래서 이집트 내국인이 타는 칸에 일등실로 표를 끊었다.
근데 이게 표인지 어디까지가는지 열차는 몇번이며 좌석 번호는 몇번인지 통 알수가 없다...ㅠㅠ
사람들한테 물으니 람세스역에서 룩소르 역까지 가는 표라고 친절히 설명해 준다...
그리고 몇번째 차칸에 좌석 번호도 가르침을 받아 표 뒷장에 아라비아 숫자로 적어놓았다.
헷갈린다.
저녁에 출발해서 아침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야간열차다.
비행기 타고 가려고 하다가 그냥 기차타고 간다.
기차 안은 이렇게 생겼다.
3명씩 이렇게 마주보며 가게 생겼다.
원래는 침대칸이면 문도 잠기고 2명만 자게 되어있어 안전한데 이건 영 불안하다.
혹시 짐이라도 도둑맞으면 어떻하지...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의자 위에 써 있는게 좌석 번호다.
얼라리.
우리 둘밖에 안탄다. 앗싸리.
다음역에서 자리는 다 찼다..ㅠㅠ
내 옆엔 이집트 사람인데 사업하는 사람같고,
앞에 남자분 역시 이집트 사람인데 관강 가이드란다.
룩소르에서 이탈리아 사람 만나러 간다고 한다.
옆에 디비자는 여자분들은 통성명도 못했다.
진짜 불쌍하게 처절하게 계속 하루 종일 잤다.
나일강을 따라 달리는 야간열차에서 어느새 해가 뜬다.
가도가도 끝도 없는 평원이다.
산이라곤 눈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런 생각하자마자 바로 산이 나온다.
우리나라 산하곤 참 많이 다르다.
그냥 엄청나게 큰 바위다.
풀도 나무도 없는 그냥 맨둥산이 바위덩어리.
참 운치없다.
여기 사람들은 아마 평생 등산도 못할 것 같다.
아이들도 서둘러 등교를 한다.
요놈들은 장난치면서 늦게 가네...
카이로를 조금만 벗어나도 낙타에 당나귀들이 많다.
거의 이놈들로 농사도 짓고 이동도 하고 그러나보다.
신기한 건.
시골 집들이 대부분 그냥 저런 벽돌로 벽만 쌓고 거의가 다 지붕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윗사진에도 집에 지붕이 없다. ㅠㅠㅠ
어딜가나 보이는 이슬람 사원.
앞 자리에 앉은 이집트 아저씨가 껌을 하나 줬다.
우리도 무슨 카라멜같은 줬는데 기억이 안난다.
드디어 도착한 룩소르 역!!!!